영혼을 돌보는 심리학 – 토마스 무어의 『영혼의 돌봄』(Care of the Soul)

토마스 무어(Thomas Moore, 1940~ ) 라는 이름을 들으면, 사람들은 먼저 『유토피아』를 쓴 영국의 정치가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려는 토마스 무어는 현대의 심리치료가이자 작가, 전직 수도자로서 완전히 다른 인물이다.
그의 책 『영혼의 돌봄』을 통해 영성심리학의 깊은 메시지를 함께 살펴본다.

토마스 무어는 누구인가? – 수도자에서 심리 치료가로

토마스 무어는 1940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8남매 중 하나였던 그는 아일랜드계 가톨릭 가정에서 자랐고, 어린 시절부터 철학과 종교,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어릴 적부터 성직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1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10년 넘는 수도 생활을 이어가며, 그는 라틴어, 고대 그리스어, 철학, 신학 등을 깊이 있게 공부했고, 이 과정에서 ‘영혼’과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질문들을 품기 시작한다. 그러나 청년기 무렵, 교리의 한계와 삶의 방향에 대해 깊은 고민 끝에 수도원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20대 후반, 무어는 수도 생활을 접고 세속으로 나와 유럽과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종교학, 심리학, 음악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게 된다. 이후 그는 칼 융의 분석심리학과 신화, 상징, 예술을 아우르는 ‘영혼 중심 심리학’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독창적인 심리학적 세계관을 구축해 나간다.

그의 저서 약 30여개 중 국내에서는 『영혼의 돌봄』, 『나이 공부』, 『영혼의 종교』, 『영혼의 오푸스, 일의 즐거움』, 『섹스의 영혼』 등이 출간 되었다.
『영혼의 돌봄』과 『나이 공부』를 제외한 책들은 현재 절판 되어 중고 서점에서나 볼 수 있다.


심리학적 계보를 통해 탄생한 영혼의돌봄

바닷가 노을 아래 서 있는 여성의 실루엣과 함께 소개된 『영혼의 돌봄』 글귀
영혼의 돌봄은 삶의 내면을 성찰하고 돌보는 심리학적 여정을 제안한다.

토마스 무어(Thomas Moore)는 수도사에서 심리치료로 전향한 후, ‘영혼 기반 심리학’을 구축했다.
여기에는 신화, 상징, 꿈, 예술과 같은 요소들이 핵심이다.
어? 이 단어들을 보면 어떤 심리학자가 떠오르지 않은가?
바로 구스타프 칼 융 이다.
그는 융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킨 제임스 힐먼(James Hillman)에게 깊은 영향을 받았다.
힐먼은 ‘아키타입 심리학'(원형)의 창시자이며, 무어는 그의 제자이자 동료로 약 40년간 교류했다.
토마스 무어는 제임스 힐먼을 통해 칼 융의 상징, 신화, 꿈, 감정의 깊이를 중시하는 심리학적 전통을 이어받았고, 이후 자신만의 스타일로 이를 발전시켜 대중에게 전달해왔다.


『영혼의 돌봄(Care of the Soul)』핵심 정보

토마스 무어의 책 영혼의 돌봄(Care of the Soul)은 영혼을 고치거나 향상시키려는 시도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삶 속에서 영혼이 말하는 신호를 읽고 돌보는 태도를 강조한다.

1. 책의 핵심 주제

『영혼의 돌봄』은 심리적 고통과 감정의 문제를 치유의 대상이 아니라 ‘돌봄’의 대상으로 보자고 제안한다.
불안, 우울, 상실 등 우리가 피하고 싶어 하는 감정들 속에도 영혼의 의미가 깃들어 있으며, 그것을 억누르거나 제거하려 하지 말고 신화, 상징, 예술, 꿈 등을 통해 이해하고 돌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무어는 이 책에서 융 심리학, 힐먼의 원형심리학, 신화적 상상력을 접목시켜 삶의 깊이를 회복하는 심리적 성찰의 여정을 안내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으며, 종이에 적어서 책상에 붙여놔도 좋을 듯하다.

  • 영혼은 완벽함보다 진정성을 원한다.
  • 상처, 우울, 결핍조차도 영혼의 표현일 수 있다.
  • 삶의 문제는 제거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할 기회다.
  • 일상의 작은 행위와 공간도 신성함으로 가득 차 있을 수 있다.

2. 세계적인 반향과 영향력

  • 출간 직후, 미국에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약 46주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머무는 기록을 세웠다.
  • 이후 세계 20개국 이상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 세계 수백만 독자에게 “심리학과 영성의 통합적 시선”을 제공한 대표적 저서로 평가받는다.
  • 특히 심리학과 철학, 신화, 종교, 예술에 걸친 통합적 접근 방식은 당시 심리학계에서 파격적인 시도로 주목받았으며, 이후 ‘영혼의 심리학(Soul Psychology)’이라는 장르를 대중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3. 국내 비평과 반응

  • 한국에서는 2007년 아침영성지도연구원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출간 당시엔 일부 독자에게 난해하거나 추상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마음의 시대’를 준비하는 책으로 재조명되었다.
  • 심리상담학, 영성심리학, 자기성찰적 글쓰기 등을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감정과 고통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책’으로 널리 읽힌다.
  • 블로거, 상담사, 작가 지망생 등에게는 ‘삶의 상처를 말과 이미지로 풀어내는’ 데 영감을 주는 책으로 자주 인용된다.

대표적인 국내 평:

  • “감정의 어두운 면을 치워버릴 게 아니라, 들여다보고 대화해야 한다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 “치유가 아닌 돌봄이라는 개념 전환이 지금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한 메시지다.”

4. 읽는 이에게 주는 가치

『영혼의 돌봄』은 단순히 ‘행복해지는 법’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오히려 삶의 어둠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용기, 그 안에서 상징적 의미를 찾고 ‘살아 있는 감정’을 되살리는 방식을 안내하는 책이다.
각 장은 짧고 명료한 에세이 형식으로 되어 있어 쉽게 읽히지만, 사유는 깊다.
각 장은 고통, 관계, 상실, 직업, 창의성 같은 주제를 중심으로 영혼의 언어를 풀어낸다.


『영혼의 돌봄』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들 – 원문으로 느끼는 영혼의 언어

토마스 무어의 글은 문장 하나하나가 철학적 통찰과 감성으로 가득하다. 그의 책을 읽으며 나는 여러 문장을 밑줄 그으며 곱씹게 되었고, 영혼의 돌봄이란 단어가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삶의 태도임을 다시 느끼게 됐다.
여기, 『영혼의 돌봄(Care of the Soul)』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 다섯 개를 소개한다. 원문 그대로 읽고, 그 의미를 직접 되새겨 보자.

1.
“Care of the soul begins with observance of how the soul manifests itself and how it operates. We can’t care for the soul unless we are familiar with its ways.”

영혼의 돌봄은 영혼이 어떻게 드러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우리는 영혼의 방식에 익숙하지 않고서는 영혼을 돌볼 수 없다.

2.
“When people observe the ways in which the soul is manifesting itself, they are enriched rather than impoverished.”

사람들이 영혼이 드러나는 방식을 관찰할 때, 그들은 결핍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풍요로워진다.

3.
“Care of the soul requires craft – skill, attention, and art.”

영혼을 돌본다는 것은 하나의 기술이다. 그것은 섬세함과 주의, 그리고 예술성을 필요로 한다.

4.
“We care for the soul by honoring its expressions, by giving it time and opportunity to reveal itself.”

우리는 영혼이 스스로 드러날 수 있도록 시간과 기회를 주고, 그 표현을 존중함으로써 영혼을 돌본다.

5.
“The soul doesn’t want to be advised or fixed or saved. It simply wants to be witnessed – to be seen, heard, and companioned exactly as it is.”

영혼은 충고받거나 고쳐지거나 구원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봐지고, 들려지고, 함께 있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실생활에서 영혼을 돌보는 방법과 구체적 예시들

우리는 자주 외부의 성공, 관계, 안정 같은 것들에 몰두하느라 영혼의 신호를 지나친다.
하지만 ‘영혼의 돌봄’은 지금 여기, 나의 삶 속에서 가장 내밀한 진실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지금 나는 나의 삶에서 무엇을 중심에 두고 살고 있을까?’
일, 관계, 성취, 성장…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정작 가장 깊고 본질적인 나 자신, 즉 ‘영혼’을 놓치고 살았던 건 아닐까…

1. 일상 속 의식 있는 관찰 (Mindfulness & Reflection)

예시 : 퇴근 후 혼자 마신 커피 한 잔. 그냥 루틴처럼 마시는 게 아니라, 오늘 하루 가장 많이 떠올랐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려본다.
“오늘 하루 나는 왜 그 말에 서운했을까?” 이런 질문 하나가 영혼과의 대화가 된다.

2. 감정과 그림자 수용하기 (Embracing Shadow)

예시 : 최근에 이유 없이 불안하고 우울하다면, 억지로 기분을 끌어올리려 하지 않고, 그 불안의 뿌리를 글로 써본다.
‘어쩌면 나는 지금 외로움을 느끼고 있을지 몰라’ 라는 문장을 솔직하게 써보고 인정하는 것이 시작이다.

3. 신화·상징·상상력 활용하기 (Myth & Imagination)

예시 : 꿈에서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나 이미지가 있다면, 그것에 대해 검색해본다.
나에게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상징은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토마스무어는 그 상징을 해석하는 과정이 곧 영혼을 돌보는 일이라 본다.

4. 작고 의미 있는 의식 만들기 (Creating Rituals)

예시 : 아침마다 창문을 열고 ‘오늘 하루도 평온하게 해주세요’라고 혼잣말을 한다.
이 단순한 행위도 하루를 ‘영혼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의식이 된다.

5. 예술적 표현으로 영혼 돌보기 (Artistic Engagement)

예시 :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있을 때, 그것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본다.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다. 나만의 내면 기록이 곧 영혼의 창이다.

6. 커뮤니티와 관계 형성하기 (Relational Soulfulness)

예시 : 친한 친구에게 “나 요즘 조금 힘들어. 그냥 네 얘기 좀 듣고 싶어”라고 솔직하게 말해본다.
관계 안에서 나를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연습이 영혼을 회복시키는 대화다.


어떠셨나요? 토마스 무어라는 동명이인의 인물에 대해 새롭게 아셨나요?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아래 링크에서 『영혼의 돌봄』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영혼의 돌봄』 – 교보문고 안내 페이지]

👉 토마스 모어의 또 다른 책 『나이 공부』 도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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