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매슬로우의 삶-브루클린 소년에서 심리학 거장까지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Harold Maslow)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욕구위계이론, 자아실현, 긍정 심리학, 인본주의 창시자등이 있을터이다.
이 글은 매슬로우의 삶을 통해, 그가 겪은 유년기의 외로움, 가족 안에서의 책임, 사랑의 힘, 그리고 심리학자로 향하게 된 전환점을 함께 따라가본다.


러시아 이민자 가정의 맏아들, 브루클린에서의 시작

매슬로우의 삶은 유년기부터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뉴욕 브루클린의 가난한 유대인 공동체 안에서 자란 그는, 말 많고 거칠었던 아버지와 냉정하고 억압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정서적 거리감과 갈등 속에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짊어진 가족 내 책임감과 외부 세계의 차별은 매슬로우의 내면에 복잡한 감정의 층을 쌓아 올렸고, 그것은 훗날 매슬로우의 삶과 이론 전개에 깊은 흔적을 남기게 된다.

가족 배경과 태생적 환경

에이브러햄 해럴드 매슬로우(Abraham Harold Maslow)는 1908년 4월 1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사무엘 매슬로우와 어머니 로즈 실로프스키는 러시아계 유대인으로, 차르 체제의 박해를 피해 새로운 땅에서 더 낳은 삶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들은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채, ‘미국식 성공’을 꿈꾸며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아버지는 말이 많고 다혈질적이었으며, 종종 아이들을 신체적으로 훈육했고, 어머니는 철저한 종교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엄격하게 아이들을 통제했다.

매슬로는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이민자 가정의 장남으로서 그는 일찍부터 책임감을 느꼈고, 가족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의 부모는 교육을 통해 미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길 원했으며, 특히 아들이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것은 마치 한국 사회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매슬로우의 삶에서 어린시절엔 키가 작고 마른 체격으로 인해 또래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꼈다. 그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고, 이는 그의 지적 호기심을 키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미국 브루클린의 유대인 공동체에서 자란 그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접촉하며 인간의 다양성에 대해 일찍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매슬로의 어머니 로즈는 극도로 엄격하고 비판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아들에게 가혹한 기준을 요구했으며, 조건부적이고 냉정한 사랑을 보였다.
그는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어머니였다”고 말할 정도로, 그녀에게서 애정을 받지 못했다고 느꼈다. 음식과 위생에 집착하며 정서적으로 무관심했던 어머니의 태도는, 매슬로우의 삶에서 ‘사랑의 결핍’과 ‘안전 욕구의 불안정성’을 동시에 각인시켰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매슬로우의 삶에서 심리적 상처로 오랫동안 남았다.

아버지 사무엘과의 관계 역시 복잡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정서적으로 거리감을 느꼈던 매슬로우는 성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화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부모와의 어려운 관계는 매슬로우로 하여금 인간의 기본적 욕구와 건강한 성장 환경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러한 가정 환경 속에서 매슬로우는 감정 표현을 억제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그 억눌린 감정들은 글쓰기와 사색이라는 내면적 도피처로 흘러들었다. 실제로 그는 어릴 적부터 사람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었고, 부모나 형제자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며 ‘왜 저렇게 행동할까?’를 스스로 분석하곤 했다.

이 시절은 그에게 인간 행동에 대한 직관과 관심을 싹트게 한 출발점이었으며, 훗날 인간 중심 심리학을 주장하게 되는 토대가 되었다. 겉으로는 결핍된 환경이었지만, 내면에서는 누구보다도 풍부하고 복잡한 심리적 감수성을 키워가고 있었던 것이다.

일곱 형제 중 맏아들로 살아가기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Maslow)의 집안은 대가족이었다. 그는 무려 일곱 남매 중 맏아들이었다. 말이 맏이지, 당시 브루클린의 이민자 가정에서 장남이란 단순한 출생 순서 이상의 책임을 의미했다. 가정의 기둥, 조기 성숙, 그리고 동생들의 ‘모범’이란 이름의 무거운 짐을 자연스럽게 짊어지게 된다. 이건 뭐 동서양을 비롯하여 비슷한 문화같다.

가족 관계와 책임감

매슬로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보다 ‘가족 안에서의 역할 수행’에 더 집중해야 했다. 아버지의 부재가 잦았고, 어머니는 정서적으로 거리감 있는 존재였기에, 아이들은 각자 생존을 도모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 그런 환경에서 맏아들인 그는 자연스레 동생들의 보호자, 중재자, 심지어는 작은 아버지 같은 역할까지 맡게 된다.

이런 책임감은 그를 일찍 철들게 만들었고, 동시에 내면적으로는 자기 욕구를 억제하는 습관을 길렀다. 그는 훗날, 인간 욕구 위계 이론을 발표하면서 가장 밑바탕에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를 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때의 경험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자신이 늘 생존과 책임의 문제 속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일곱 형제 중 맏이로 태어난 매슬로우의 삶은 어린 시절부터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져야 했다. 교육받지 못한 부모는 아들이 신대륙에서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랐고, 이러한 기대는 고스란히 장남인 매슬로우에게 집중되었다.

부모는 새로운 세계에서 자녀들이 최고가 되기를 바라며 그를 학업적 성공을 위해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민자 가정의 맏아들로서 그는 단순히 개인적 성취를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받았다.

특히 아버지 사무엘의 기대는 명확했다.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매슬로우는 뉴욕 시립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이는 그 자신의 관심사가 아닌, 순전히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법학은 당시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였으며,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보장하는 길로 여겨졌다.

하지만 매슬로는 똑똑하지만 내성적이었고, 어린 시절을 외롭고 불행하게 기억했다. 일곱 형제 중 맏이라는 위치는 그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과중한 기대와 책임감으로 인해 정서적 고립을 경험하게 했다. 그는 사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고, 원하지 않는 존재로 자신을 느끼며 자랐다.

매슬로우의 삶에서 소년 시절은 매우 외로웠고, 책에서 위안을 찾았다. 도서관과 책은 그에게 현실의 무거운 책임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도피처였다. 이러한 독서 습관은 그의 지적 호기심을 키웠지만, 동시에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더욱 소외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매슬로가 성장한 브루클린의 다인종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그는 반유대주의 갱단들과 다양한 마주침을 겪었으며, 이들은 그를 쫓아다니며 돌을 던지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장남으로서의 책임감에 더해 생존에 대한 위기감까지 느끼게 했다. 그는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동시에 자신조차 보호하기 어려운 현실 사이에서 갈등했다.

이러한 복잡한 가족 역학과 사회적 환경은 매슬로우의 삶으로 하여금 인간의 기본적 욕구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했다. 맏아들로서 가족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 동시에 개인적 관심사와 꿈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 사이의 갈등은 후에 그의 자아실현 이론의 토대가 되었다.

내성적인 소년, 심리학의 꿈을 꾸다

매슬로는 어릴 적부터 사람들 속에 섞이기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조용한 아이였다. 말수가 적고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주변 사람들은 그를 ‘조용하고 이상한 애’라고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그 고요함 속에는 세상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시선이 숨겨져 있었다.

학교생활과 성격 형성

브루클린의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다닌 공립학교에서 매슬로는 이중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교사들과 동네 아이들로부터 반유대주의를 경험했다. 키가 작고 마른 체격에 내성적인 성격까지 더해져 그는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는 존재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매슬로는 학업 면에서는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그는 똑똑했지만 수줍음이 많았다. 교실에서 그는 조용히 앉아 수업을 듣는 모범생이었지만, 동시에 깊은 내면의 세계를 가지고 있었다.

책은 그에게 현실 도피의 수단이자 지적 탐구의 장이었다. 도서관에서 그는 철학, 문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인간의 본성과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독서 경험은 그의 사고를 확장시켰고, 단순한 암기 위주의 학습보다는 본질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학습자로 성장시켰다.

학교에서 매슬로는 또래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그의 내성적인 성격과 지적 호기심은 때로는 다른 아이들로부터 그를 소외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고립감은 역설적으로 그에게 인간의 사회적 욕구와 소속감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이 시기의 경험은 그로 하여금 인간이 단순히 결핍을 채우는 존재가 아니라, 성장과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확신을 갖게 했다. 자신이 경험한 외로움과 소외감을 통해 그는 인간의 소속감과 사랑의 욕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체험했으며, 이는 후에 그의 욕구 위계 이론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학교생활을 통해 형성된 매슬로우의 성격은 깊은 사색을 좋아하고, 인간의 내면에 관심을 갖는 사람으로 발전했다. 그는 표면적인 현상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깊은 의미를 탐구하고자 했으며, 이러한 성향은 그를 자연스럽게 인간의 정신과 행동을 탐구하는 심리학의 길로 이끌었다.

운명적 사랑, 사촌 베르타와의 만남

매슬로우의 삶은 평생 동안 ‘사랑’과 ‘소속’을 인간 욕구의 중심에 두었지만,
그 이론은 단지 연구 결과가 아니라 그 자신이 직접 겪은 깊은 사랑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사랑은 바로 그의 사촌, 베르타 구드만(Bertha Goodman)과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연애와 결혼 결정

매슬로우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는 사촌 베르타 구드만(Bertha Goodman)과의 사랑이었다. 두 사람은 브루클린에서 어린 시절부터 서로 알고 지냈다. 베르타는 예술가 기질을 가진 여성이었고, 매슬로우보다 한 살 어린 1909년생이었다.

매슬로우가 20세가 되던 1928년, 그는 어린 시절부터의 연인이었던 베르타와 12월 31일에 결혼했다. 하지만 이 결혼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의 부모들은 첫 사촌과의 결혼을 강력히 반대했다. 이미 어머니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매슬로우에게 이러한 반대는 또 다른 심리적 상처가 되었다.

결혼 당시 베르타는 아직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고, 이는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매슬로우는 그녀와의 사랑이 진실하다고 확신했고, 그 선택은 매슬로우의 삶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가져왔다.
훗날 그는 “베르타와 결혼하고 나서야 진정한 삶이 시작되었다”고 고백하며, 매슬로우의 삶에서 이 사랑이 얼마나 깊은 의미를 지녔는지를 직접 증명했다.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매슬로우는 자신의 결정을 밀어붙였다. 이는 그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가족의 기대와 압박에 정면으로 맞선 사건이었다. 법학을 공부하라는 아버지의 바람에 순응했던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만큼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 것이다.

매슬로우는 베르타와의 사랑을 통해 인간의 사랑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를 직접 체험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받지 못했던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르타에게서 찾았다. 매슬로우의 삶의 어린 시절이 부모와의 불행한 관계로 얼룩져 있었던 반면, 그의 결혼과 가족 생활은 행복한 일들이었다.

결혼 이후 매슬로우는 베르타와 함께 위스콘신 대학교로 떠났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결혼이었지만, 이 결정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베르타의 지지와 사랑 덕분에 매슬로우는 법학을 포기하고 진정으로 관심 있는 심리학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매슬로우와 베르타는 두 딸 앤(Ann)과 엘렌(Ellen)을 두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은 매슬로우로 하여금 인간의 기본적 욕구와 성장에 대해 더욱 깊이 성찰하게 했다. 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 경험하지 못했던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직접 만들어가며, 인간의 사랑과 소속감의 중요성을 이론적으로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이해하게 되었다.

베르타와의 사랑과 결혼은 매슬로우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 그는 후에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키면서 사랑과 소속감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베르타와의 관계에서 직접 체험한 것이었다.

법학에서 심리학으로, 인생의 전환점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원래 심리학을 전공하려 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처음에는 아버지의 권유로 법학도가 되기를 기대받았다.
그 역시 처음에는 가족을 위해 그 길을 따라가보려 했지만, 그 선택은 곧 깊은 회의감으로 되돌아왔다.

전공 변경의 계기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뉴욕 시립대(City College of New York)에 진학하며 법학과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법학도로서의 길은 분명하고 체계적이었다. 조문을 외우고 판례를 분석하며 논리적 사고를 기르는 과정은 그에게 나름의 성취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질문이 점점 더 무겁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법은 사람을 다룬다고 하지만, 우리는 정말 ‘사람’을 알고 있는 걸까?”

법은 인간의 행동을 규정하고 통제하지만, 그 행동 뒤에 숨은 감정과 동기, 고통과 갈등의 진짜 이유는 말해주지 못한다. 매슬로우는 조문과 규율로는 결코 사람의 본질을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를 절감하게 되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대학 3학년 때 수강한 ‘법심리학’ 수업이었다.
그 수업은 기존의 법적 사고를 완전히 뒤흔들었다. 목격자의 기억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자백은 언제 왜 조작되는가? 배심원은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가?
이런 주제들은 매슬로우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그는 깨달았다.
법학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다룬다면, 심리학은 ‘왜 그렇게 하는가’를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특히 인상 깊었던 주제는 ‘인지 편향’이었다.
확증편향, 후광 효과, 가용성 휴리스틱 등—그는 법조인조차도 완전히 객관적일 수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가 믿었던 ‘논리적 판단’마저 인간 심리의 한계에 휘둘리고 있었다.

또한, 수많은 사건 속 반복되는 인간 행동의 패턴이 그를 사로잡았다.
왜 어떤 사람은 극한 상황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또 어떤 사람은 도덕적 판단을 고수하는가?
환경, 성격, 상황의 상호작용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가?
그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선 법학이 아닌 심리학이라는 도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가족과 주변의 반대는 컸다.
법학은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지만, 심리학은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매슬로우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었다.
진정한 관심과 열정이 있는 길을 걷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그는 마침내 콜럼비아 대학교로 편입해 심리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 선택은 평생을 걸쳐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게 된 운명적 전환점이 되었다.

매슬로우의 주요 저작들

매슬로우의 삶을 요약한 인문 일러스트
매슬로우의 삶과 주요 저작을 한눈에 보여주는 일러스트 이미지

매슬로우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남긴 저작들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인본주의 심리학의 창시자인 그는, 자신의 사상과 철학을 그 글들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기 때문이다.

매슬로우의 가장 핵심적인 저작 중 하나는 1943년 사이코로지컬 리뷰(Psychological Review)에 발표된 「인간 동기에 대한 이론(A Theory of Human Motivation)」이다.
이 논문에서 그는 인간의 욕구를 계층적으로 분류하여 욕구 위계 이론(hierarchy of needs)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생리적 욕구 → 안전 욕구 → 소속과 사랑의 욕구 → 존경 욕구 → 자아실현 욕구.
이 간단해 보이는 구조가 내게는 처음 봤을 때도 굉장히 직관적으로 와닿았다.
인간은 정말 그렇게, 하나씩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것 같다.

이후 1954년에 출간된 『동기와 성격(Motivation and Personality)』은 매슬로우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여기서는 욕구 위계 이론을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키고, 자아실현(self-actualization)의 개념을 더 구체화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매슬로우가 인간을 단순한 결핍의 존재로 보지 않고,
긍정적인 성장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본다는 관점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그의 시선은 병리학 중심 심리학에서 벗어나 건강한 인간, 성장하는 인간을 바라보고 있었다.

매슬로우는 ‘자아실현하는 사람들(self-actualizing people)’에 대해 연구하면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엘리너 루스벨트, 아브라함 링컨같은 인물들을 분석했다.
그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특징(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 자기 수용, 자발성, 창의성등)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더 나은 자신’이 되어가는가에 대한 통찰을 끌어낸다.
‘나도 저런 사람들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1962년에 발표된 『존재의 심리학을 향하여(Toward a Psychology of Being)』는 매슬로우의 철학적 사유가 짙게 담긴 저작이다.
이 책에서는 자아실현을 넘어서 존재의 가치, 의미, 완전함에 대해 고찰하며 인간 내면의 잠재력과 그 실현 과정을 진지하게 탐색한다.
그가 말한 진리(truth), 선함(goodness), 아름다움(beauty), 완전함(perfection)이라는 단어에 나는 깊은공감과 함께 매료된다.

『종교, 가치, 그리고 최고 경험(Religions, Values and Peak Experiences)』에서는 매슬로가 인간의 영적 경험과 초월적 상태, 즉 최고 경험(peak experience)에 대해 논의한다.
그는 이런 경험들이 인간의 내면 성장과 자아실현에 얼마나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었다.
꼭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삶에서 느끼는 ‘순간적인 경외감’이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를 돌아보게 되시길….

매슬로우의 삶과 이론은 ‘자아실현’과 ‘피크 경험’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 [매슬로우의 피크 경험, 그 절정의 순간이란 무엇인가?] 도 함께 읽어 보면 도움된다.

참고자료
『동기와 성격』(오혜경 옮김)은 매슬로우의 이론과 인간 중심 심리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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